미, FTA대비 감귤재배 ‘충격’
캘리포니아 중부서…제주 감귤과 맛 비슷한 ‘탄저린계’
농어민신문 6/15 김현철 기자
썬키스트, 한국시장 겨냥 재배 권유
협상단에 품목통합·관세인하 압력도
한·미FTA 협상이 이뤄지고 있는 때에 미국이 한국시장을 겨냥, 캘리포니아 일대에서 제주 감귤과 매우 비슷한 모로코산 ‘마코트(murcutt)종’ 감귤을 본격 재배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역의 오렌지농장을 견학한 제주감귤 관계자는 최근 이같은 사실을 제보했다. 이 관계자는 탄저린계인 마코트 감귤이 제주 감귤과 맛이 비슷하면서도 캘리포니아 지역의 기후와 토양에 적합한데다 오렌지 휴경기인 6월과 10월까지 재배가 가능해 휴경기 대체작물로 적당하다고 밝혔다.
이미 전 세계 오렌지를 석권하고 있는 썬키스트 조합에서는 아시아국가 특히 한국, 일본과의 FTA를 대비해 탄저린계 감귤 재배를 조합 소속 농민들에게 권하고 있다. 조합 농민들도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는 만큼 FTA 협상에 따라 재배면적이 급증할 전망이다.
이 관계자는 미국 캘리포니아 맥윈농장주인 조지 맥윈(65)씨가 “캘리포니아 중부지역 농장들은 주로 네이블오렌지를 재배하며 휴경기에 주스용 발렌시아 오렌지를 재배해 왔지만 구릉지에는 마코트종이 좋아서 판로만 있으면 더 심을 예정”이라며 “이미 캘리포니아주립대 리버사이드 분교(UC Riverside)와 산곀?협동으로 지난해 이 품종의 시험재배를 마쳤다”는 사실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맥윈씨는 “미국 내 탄저린계 감귤 소비량이 전체 오렌지의 3%에 불과하지만 아시아에서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앞으로 한국 등 아시아 국가와의 FTA가 체결되면 수출길이 열릴 것으로 판단한다”고 자랑스럽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맥윈농장은 이미 2만평 정도를 마코트종으로 재배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맥윈 너서리’라는 묘목 판매회사도 겸하고 있어 이미 대량생산을 위한 준비가 어느 정도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까지 네이블오렌지 관세는 50%지만 탄저린계 감귤은 144%의 고율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국내 수입이 없는 상태다. 향후 한미FTA 협상에서 제주감귤을 예외 또는 민감품목 지정하자는 우리측 요구에 대비, 캘리포니아 오렌지 생산조합측은 자국 협상단에 민감품목 지정을 수용하되 품목 분류를 오렌지계와 탄저린계를 합쳐 ‘감귤류’로 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 이럴 경우 탄저린계의 관세율이50%로 낮아져 제주감귤은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대해 고철희 한국농업경영인제주도연합회장은 “미국에서 탄저린계 감귤을 집단적으로 재배한다면 제주 지역경제 자체가 붕괴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