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돌연변이 육종’ 논란
혁신위, 사업 계속추진 여부 등 재검토 파문
클러스터 신품종 연구 진행과정서 불거져
4/27 한라일보 강시영 기자
제주감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감귤클러스트사업의 핵심 분야인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 연구과제가 이미 착수돼 진행중인 상태에서 타당성 논란이 불거지는 등 의문이 제기됐다.
심지어 일부 감귤 전문가들은 연구진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의 성공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며 대폭 수정보완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으며 제주감귤클러스터혁신위원회가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 등에 대해 종합적인 재검토에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돌연변이 육종=제주도에 따르면 제주감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5년부터 ▷돌연변이 육종 ▷고품질 유통시설 ▷고품질 브랜드 육성 ▷소비확대 마케팅 등 5개 과제를 대상으로 감귤클러스터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5개 과제중 감귤 돌연변이 육종사업은 우수품종 개발을 목표로, 제주대학교와 방사선응용과학연구소, 제주도농업기술원, 제주감협이 공동 참가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3년간 5억7천5백만원(국비 2억3천만원, 도비 2억3천만원, 자부담 1억1천5백만원)을 투자해 진행중에 있다.
돌연변이 육종은 기존의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교배육종 방식 대신 접수에 방사선을 쪼여 접목시키는 방법으로 우량 돌연변이체를 선발함으로써 생산성, 개화시기, 병저항성에 유리한 품종을 개발·보급하기 위한 것이다.
방사선을 이용한 돌연변이 육종방식은 지금까지 벼나 화훼류 등의 작물에 적용된 적이 있으나 국내에서 과수류에 적용시켜 연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때문에 현재 국내에서 육종된 감귤 신품종이 전무한 상황에서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 연구결과에 농가의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다.
▷무엇이 논란인가=연구진은 25일 오전 제주도농업기술원에서 제주감귤클러스터혁신위원회(위원장 강지용)에 연구진행 내용을 보고하고 오는 2013년쯤 돌연변이 육종을 통해 선발한 품종을 등록해 농가에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감귤클러스터 연구단이 돌연변이 육종에 의한 신품종 개발 성공 가능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나서 연구진과 한바탕 설전을 벌였다.
난지농업연구소 김용호 박사는 “돌연변이 육종방법은 60∼70년대부터 일본에서 시도했지만 아직까지 신품종으로 등록된 사례가 없다”며 “인위적 돌연변이 육종은 품질향상에도 기여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는데도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성과가 없다면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이냐”고 비판했다.
제주대 송관정 교수는 “방사선 돌연변이 육종연구사업은 ‘접목’이 과제명이 될 수 없다”며 연구 목표에 강력 이의를 제기했으며 전문가 의견 수렴과 예산투입도 적정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강훈 제주대 생명자원과학대학장은 “고품질 감귤의 핵심인 당도를 높이는데 보다는 조기·만기 개화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대해 연구진은 “돌연변이 육종은 우리나라에서는 과수분야에 시도해보지 않았지만 이미 화훼 등 다른 식물체에 활용되고 있으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며 “목표연도인 오는 2013년에 품종이 우수한 온주 밀감 돌연변이 개체를 선발해 농가에 보급시킬 계획”이라고 연구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강지용 위원장은 논란이 확산되자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부터 논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며 “연구 현장을 확인하고 재차 논의를 거쳐 최종 결론을 내자”고 회의 종료를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