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감귤 코팅 금지 조례’ 유보 안된다
제민일보 8/4
도내 농협 조합장들로 구성된 제주감귤협의회가 감귤 왁스 코팅 금지에 반대하는 것은 한마디로 시대적 추세와 전혀 맞지 않는 처사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상품으로 시장에 내다 파는 감귤은 대부분 왁스로 코팅을 했었다. 코팅을 한 다음에는 최고 200도에 이르는 고열로 건조시키기 때문에 신선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가 하면 운송 도중에서 부패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이에 제주도는 지난 2004년 7월 ‘감귤을 왁스 등 과일 표면 피막제를 사용해 유통해서는 안된다’고 ‘제주도 감귤 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를 개정, 2년의 유예기간을 둔 뒤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조례 시행이 유예된 기간에도 왁스 코팅을 하지 않은 감귤이 대도시 도매시장에 출하돼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비록 겉모습은 왁스 코팅 상품에 비해 뒤지지만 친환경 농산물을 선호하는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왁스 코팅하지 않은 생과가 더욱 인기를 끈 것이다.
이는 제주대학교가 지난해 5월 초 발표한 2004년산 감귤유통조절명령제 종합 평가 보고서에서도 뒷받침된다. 제주대가 작년 1월부터 한달동안 대도시 소비자와 경매사·중도매인, 도내 산지 유통인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감귤농가의 78.8%, 소비지 도매인의 77.7%가 왁스 코팅 금지에 적극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날 열린 종합 평가 보고회에 참석한 ㈔전국과실중도매인조합연합회 사무총장도 감귤은 맛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왁스 코팅에 반대한 바 있다.
그런데도 이제 와서 농협 조합장들이 감귤 코팅 금지 조례 시행을 유보토록 도와 도의회에 건의키로 했다는 것은 소비자들의 눈을 현혹시키려는 얄팍한 상술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제주감귤협의회는 제주감귤의 이미지를 실추시킬 생각을 당장 버리고 조례 시행에 적극 앞장서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