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산부터 2006년산까지 제주감귤은 3년 연속 최고 가격을 이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맛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 것은 자유무역협정(FTA) 등 개방화의 파고 속에 감귤농가와 생산자 단체 등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감귤원 폐원·간벌 등 구조조정, 품종갱신, 유통조절명령제 시행 등 자구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고품질의 적정 생산과 비상품 출하 차단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앞으로의 시장 여건은 우리한테 점점 더 어려워질 게 틀림없다.
한·미 FTA 등 대외농업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데다, 국내산 과일과 과채류의 고급화 추세 등이 제주감귤을 크게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이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의 경우 제주감귤 생산량은 늘어나는데 품질은 떨어질 것이라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수급전망이 나왔다.
따라서 생산량 조정과 품질 향상 대책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제주특별자치도가 농협 등과 함께 오는 5월까지 감귤원 1/2 간벌운동을 펼치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하지만 추진 실적이 너무 부진하여 걱정이다.
이달 말 마무리될 예정인 1단계 간벌 신청면적은 23일 현재 목표 1000㏊의 절반도 안 되는 41%(415.2㏊)에 그쳤고, 실제 간벌면적은 목표의 10%(101.6㏊)에 머물러 있다.
‘대대적인 간벌운동’이란 말이 무색하다. 감귤 가격 상승세로 인해 농가들이 참여를 기피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 1등 과일로 자리를 굳히고, 제 값을 받는 고품질 생산은 요원해진다. 생명산업으로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견인차가 될 수 없다. 강조하건데 이제 1/2 간벌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맛 좋은 감귤을 생산하는 데 반드시 실천해야할 일이다.
도 당국은 올해를 ‘제주감귤 최고의 해 그리고 고품질 안정생산과 유통혁신의 해’로 만들겠다며 ‘전시성’ 구호만 크게 내뱉을 것이 아니다.
농가들이 실제 간벌 참여 의욕을 높일 수 있도록, 이들을 설득하고 지원하는 특단의 창조행정을 보여주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