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산물 알고 먹으면 맛과 건강이 두배!

홍보자료

<기고>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6-07-20 10:12:31      ·조회수 : 2,879     

<기고>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7월 20일 제주일보
조정의 수필가

달포나 되었을까. 갑자기 서울에 가야 할 일이 생겨 한라봉 두 상자를 들고 비행기를 탔다. 내 딴에는 빈 손으로 가는 것 보다야 백 번 잘하는 일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한 상자는 친구에게, 또 한 상자는 누이에게 줬다.

친구는 뭐 이런 비싼 걸 들고 왔느냐고 저녁을 거하게 샀다. 일을 마치고 한라봉 두 상자의 위력을 만끽하며 제주에 내려왔는데 누이로부터 질책성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선물을 할 양이면 최고는 못되어도 성의는 있어야 되는 게 아니에요.” 목소리가 앙칼졌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꼭 물리적으로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얼른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한참을 머뭇거려야 했다. 막내 누이라 조금은 응석이 섞인 그런 정도로 알았는 데 그게 아니었다.

문제는 서울의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이 보다 질이 좋은 한라 봉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준 한라봉의 질이 형편없더라고….

내가 상자 속에 든 한라봉의 질을 어떻게 알 것인가. 누이였으니 망정이지 남에게 선물한 것이었다면 내 체면은 어떻게 되었을까. 누이의 목소리가 앙칼진 연유를 알만했다.

부르는 대로 값을 주고 최고의 상품이라는 말을 믿고 서울까지 양손에 가볍지 않게 들고 가서 선물한 죄 밖에 없는데, 그 한라 봉으로 해서 내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을 다녀온 며칠 후 신문에 ‘한라봉 만족도 갈수록 추락’이라는 기사가 난 걸 보았다.

큼지막하게 표제를 단 신문 기사가 나를 슬프게 했다. 신문을 보며 누이의 볼멘소리가 거저 나온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고개가 끄떡여졌다. 꼭 풋감 씹은 기분이었다. 처음 누이로부터 한라봉 어쩌고 하는 말을 들을 때만 해도 설마 한 두 개 잘못 된 게 섞였겠지 하고 대수롭잖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문에 한라봉을 질타하는 글이 실릴 정도니, 누이의 당찬 목소리가 설마가 아님을 실감케 했다. 누이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된 것이다. 누구를 탓해야 되는 것일까. 한라봉은 제주과일의 상징인 양 한껏 부풀어 있었는데, 이제 서서히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한미 FTA를 서두르고 있다. 밀감이나 한라봉이 FTA의 파고를 견딜만한 재주가 있기나 한가. 설령 재주가 있다고 한들 지역 특산물이라고 해서 법의 보호를 받던 시대는 갔다. 눈앞에 닥친 거센 물결을 몸으로 부닥쳐야 하는 현실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밀감도 한라봉도 적당히 미적거리는 사고로는 먹혀들지 않는다. 신문에 나 있는 ‘한라봉 만족도 갈수록 추락’이라는 기사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소설가 이문열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다. 한라봉에 애시 당초 날개가 있기나 했을까.

한라봉이 추락하는 모양새를 볼 양이면 아예 날개다운 날개도 없이 붕떴다가 추락하는 양상이다. 일부에서는 처음부터 한라봉은 거품으로 부풀어 있었다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아무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다.

이제라도 더 추락하기 전에 한라봉에 날개를 달자. 한라봉에 날개를 다는 일은 생산자의 몫이다. 유통과정에서도 한 몫을 거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사는 길이다. 묘수는 없다.

홍보자료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첨부 작성자 작성일 조회
1547 [열린광장]'브랜드 감귤대학' 감귤경쟁력의 산실 기획정보과 2015-04-09 4116
1546 [망중한]판매농협 구현을 위한 제언 기획정보과 2015-04-06 3819
1545 '7년 만에 최저치'...감귤값 급락의 경고음 기획정보과 2015-04-02 3484
1544 고품질감귤 생산, 제주 감귤산업을 살리는 원동력 기획정보과 2015-04-01 3429
1543 늪에 빠진 제주 감귤값..감귤농정 헛구호 기획정보과 2015-03-17 3643
1542 사과·배·귤 등 국산과일 인기 갈수록 ‘시들’ 기획정보과 2015-03-16 3949
1541 서귀포시 올해 감귤 고품질 시설현대화 사업 495억원 지원 기획정보과 2015-03-16 3023
1540 고령화시대 농촌노동력도 문제다 기획정보과 2015-03-10 3718
1539 2015년 FTA기금 고품질감귤 생산시설지원사업 본격 추진 기획정보과 2015-03-09 3408
1538 또 감귤대란 "제주농정은 뭐하나" 기획정보과 2015-03-09 4188
1537 [제민포럼]감귤원 기반조성은 생존의 문제 기획정보과 2015-03-06 4140
1536 [기고]"제주감귤, 이제 맛으로 승부해야" 기획정보과 2015-03-06 3392
1535 제주시 감귤 7만3000t 서귀포서 출하 기획정보과 2015-03-05 3342
1534 [사설]제주 감귤 변화 없이는 성공 없다 기획정보과 2015-03-03 3158
1533 5년만에 최저가격 지역경제 악영향 기획정보과 2015-03-02 3017
1532 한라봉 '고급 과일'로 동남아 진출 기획정보과 2015-03-02 3079
1531 노지감귤 가격 곤두박질...2009년 이후 최저 수준 기획정보과 2015-02-24 3320
1530 감귤 농작물재해보험 23일부터 판매 기획정보과 2015-02-23 3121
1529 월요포커스]긴 설연휴 민심 들여다보니 기획정보과 2015-02-23 3242
1528 비상품 감귤 유통 악순환, 언제쯤 끝날까 기획정보과 2015-02-17 3549
페이지당 표시 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