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산물 알고 먹으면 맛과 건강이 두배!

홍보자료

<기고>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6-07-20 10:12:31      ·조회수 : 2,872     

<기고>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7월 20일 제주일보
조정의 수필가

달포나 되었을까. 갑자기 서울에 가야 할 일이 생겨 한라봉 두 상자를 들고 비행기를 탔다. 내 딴에는 빈 손으로 가는 것 보다야 백 번 잘하는 일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한 상자는 친구에게, 또 한 상자는 누이에게 줬다.

친구는 뭐 이런 비싼 걸 들고 왔느냐고 저녁을 거하게 샀다. 일을 마치고 한라봉 두 상자의 위력을 만끽하며 제주에 내려왔는데 누이로부터 질책성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선물을 할 양이면 최고는 못되어도 성의는 있어야 되는 게 아니에요.” 목소리가 앙칼졌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꼭 물리적으로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얼른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한참을 머뭇거려야 했다. 막내 누이라 조금은 응석이 섞인 그런 정도로 알았는 데 그게 아니었다.

문제는 서울의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이 보다 질이 좋은 한라 봉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준 한라봉의 질이 형편없더라고….

내가 상자 속에 든 한라봉의 질을 어떻게 알 것인가. 누이였으니 망정이지 남에게 선물한 것이었다면 내 체면은 어떻게 되었을까. 누이의 목소리가 앙칼진 연유를 알만했다.

부르는 대로 값을 주고 최고의 상품이라는 말을 믿고 서울까지 양손에 가볍지 않게 들고 가서 선물한 죄 밖에 없는데, 그 한라 봉으로 해서 내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을 다녀온 며칠 후 신문에 ‘한라봉 만족도 갈수록 추락’이라는 기사가 난 걸 보았다.

큼지막하게 표제를 단 신문 기사가 나를 슬프게 했다. 신문을 보며 누이의 볼멘소리가 거저 나온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고개가 끄떡여졌다. 꼭 풋감 씹은 기분이었다. 처음 누이로부터 한라봉 어쩌고 하는 말을 들을 때만 해도 설마 한 두 개 잘못 된 게 섞였겠지 하고 대수롭잖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문에 한라봉을 질타하는 글이 실릴 정도니, 누이의 당찬 목소리가 설마가 아님을 실감케 했다. 누이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된 것이다. 누구를 탓해야 되는 것일까. 한라봉은 제주과일의 상징인 양 한껏 부풀어 있었는데, 이제 서서히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한미 FTA를 서두르고 있다. 밀감이나 한라봉이 FTA의 파고를 견딜만한 재주가 있기나 한가. 설령 재주가 있다고 한들 지역 특산물이라고 해서 법의 보호를 받던 시대는 갔다. 눈앞에 닥친 거센 물결을 몸으로 부닥쳐야 하는 현실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밀감도 한라봉도 적당히 미적거리는 사고로는 먹혀들지 않는다. 신문에 나 있는 ‘한라봉 만족도 갈수록 추락’이라는 기사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소설가 이문열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다. 한라봉에 애시 당초 날개가 있기나 했을까.

한라봉이 추락하는 모양새를 볼 양이면 아예 날개다운 날개도 없이 붕떴다가 추락하는 양상이다. 일부에서는 처음부터 한라봉은 거품으로 부풀어 있었다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아무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다.

이제라도 더 추락하기 전에 한라봉에 날개를 달자. 한라봉에 날개를 다는 일은 생산자의 몫이다. 유통과정에서도 한 몫을 거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사는 길이다. 묘수는 없다.

홍보자료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첨부 작성자 작성일 조회
1347 올해산 제주감귤 잘 나간다 기획정보과 2012-10-10 2745
1346 [기고]감귤 돌연변이 선발에 관심을 기획정보과 2012-10-05 3256
1345 [기고]2012년산 노지감귤 값 호조세를 위한 우리의 준비 기획정보과 2012-10-02 3031
1344 [기고]비상품감귤 유통 근절로 감귤제값 받자 기획정보과 2012-09-26 2775
1343 [기고]경계대상 1호 '미숙감귤 강제착색' 기획정보과 2012-09-26 2946
1342 [기고] 제주감귤산업 망치는 강제착색행위 절대 안돼! 기획정보과 2012-09-25 2549
1341 [기고]감귤 조수입 8000억 향한 우리의 자세 기획정보과 2012-09-25 2894
1340 [사설]비상품감귤 출하는 '범죄행위' 기획정보과 2012-09-24 2854
1339 대형유통업체 자체 농산물 물류센터 경쟁적 건립 기획정보과 2012-09-21 2618
1338 남원농협, 남원거점 APC 신축공사 기공 기획정보과 2012-09-20 2506
1337 [기고]노지감귤 당도 높이기 사업의 필요성 기획정보과 2012-09-05 3221
1336 인터넷으로 만나는 최고감귤생산 길라잡이 기획정보과 2012-07-20 3374
1335 하귀농협 감귤수출전문출하회 조직 기획정보과 2012-07-06 3289
1334 한·중 FTA 2차협상 긴장 고조 기획정보과 2012-07-03 3034
1333 조천·함덕농협, 내년도 APC 건립 대상자로 선정 기획정보과 2012-06-29 3049
1332 감귤 당도 높이기 지원사업 확대 기획정보과 2012-06-27 3034
1331 제주, 감귤 1만톤 수출 무리수 우려 기획정보과 2012-06-21 3663
1330 [환경일보]고당도 새품종 만감류 ‘남진해’ 출하 기획정보과 2012-05-03 2309
1329 도내 수출업체 3곳, aT 지사화 사업 선정 기획정보과 2012-04-13 2401
1328 <주간 농사정보>주요 농작물 생육상황 및 관리요령 기획정보과 2012-04-13 2795
페이지당 표시 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