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농가들의 가구당 부채가 5000만원에 육박한 가운데 일시적인 자금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채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융기관로부터 빌린 채무도 사상처음으로 4000만원을 넘어선 가운데 장기채무의 비중도 지속적으로 늘어 농가경제를 압박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6년도 제주지역 농가경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도내 농가당 평균부채 4834만원 가운데 금융기관 빚은 4027만원, 사채는 808만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 부채는 전년에 비해 2.9%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4000만원대에 들어섰으며 사채는 전년에 비해 6.7% 감소했다. 이 같은 도내 농가의 사채 비중은 전체 농가부채의 16.7%로 전국평균 509만원에 비해 무려 299만원이나 많은 수준이다.
농가부채에서 사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97년 6.6%에 그쳤으나 2001년 8.4%, 2003년 11.4%, 2004년 13.3%, 2006년 16.7%로 증가했다.
반면 금융기관 부채 비중은 1997년 93.4%에서 2003년 88.6%, 2006년 83.3%로 감소해 대조를 보이고 있다.
도내 농가의 사채 규모는 10년전인 1996년 80만원에 불과했으나 1998년 89만원, 2000년 222만원, 2002년 288만원 등으로 증가한데 이어 2003년 499만원, 2004년 602만원 등으로 급증했다.
농가당 사채규모가 10년새 무려 10배나 증가했다.
금융기관 부채 역시 1995년 730만원에서 1996년 처음으로 1000만원을 넘어 1083만원을 기록한 후 1998년 1781만원, 2001년 2825만원, 2004년 3920만원, 2005년 3912만원에 이어 지난해 처음 4000만원을 웃돌았다.
이처럼 도내 농가의 사채비중이 증가한 것은 2000년대들어 감귤가격 등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농가들이 문턱이 높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 일시적인 자금융통을 위해 사채를 이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특히 상환기간별 농가부채 현황을 보면 1년 이내로 비교적 단가성 부채인 유동부채는 1097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3.9% 감소한 반면 1년 이상 장기성 부채인 고정부채는 3738만원으로 2.8% 증가하면서 전체 부채 가운데 77.3%를 차지, 부채의 그늘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