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산물 알고 먹으면 맛과 건강이 두배!

홍보자료

<기고>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06-07-20 10:12:31      ·조회수 : 2,807     

<기고>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7월 20일 제주일보
조정의 수필가

달포나 되었을까. 갑자기 서울에 가야 할 일이 생겨 한라봉 두 상자를 들고 비행기를 탔다. 내 딴에는 빈 손으로 가는 것 보다야 백 번 잘하는 일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한 상자는 친구에게, 또 한 상자는 누이에게 줬다.

친구는 뭐 이런 비싼 걸 들고 왔느냐고 저녁을 거하게 샀다. 일을 마치고 한라봉 두 상자의 위력을 만끽하며 제주에 내려왔는데 누이로부터 질책성 전화가 걸려왔다.

“오빠 선물을 할 양이면 최고는 못되어도 성의는 있어야 되는 게 아니에요.” 목소리가 앙칼졌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꼭 물리적으로 한 방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얼른 대꾸할 말이 떠오르지 않아 한참을 머뭇거려야 했다. 막내 누이라 조금은 응석이 섞인 그런 정도로 알았는 데 그게 아니었다.

문제는 서울의 동네 슈퍼마켓에서도 이 보다 질이 좋은 한라 봉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준 한라봉의 질이 형편없더라고….

내가 상자 속에 든 한라봉의 질을 어떻게 알 것인가. 누이였으니 망정이지 남에게 선물한 것이었다면 내 체면은 어떻게 되었을까. 누이의 목소리가 앙칼진 연유를 알만했다.

부르는 대로 값을 주고 최고의 상품이라는 말을 믿고 서울까지 양손에 가볍지 않게 들고 가서 선물한 죄 밖에 없는데, 그 한라 봉으로 해서 내가 곤욕을 치르고 있는 것이다. 서울을 다녀온 며칠 후 신문에 ‘한라봉 만족도 갈수록 추락’이라는 기사가 난 걸 보았다.

큼지막하게 표제를 단 신문 기사가 나를 슬프게 했다. 신문을 보며 누이의 볼멘소리가 거저 나온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에 고개가 끄떡여졌다. 꼭 풋감 씹은 기분이었다. 처음 누이로부터 한라봉 어쩌고 하는 말을 들을 때만 해도 설마 한 두 개 잘못 된 게 섞였겠지 하고 대수롭잖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신문에 한라봉을 질타하는 글이 실릴 정도니, 누이의 당찬 목소리가 설마가 아님을 실감케 했다. 누이에게 변명의 여지가 없게 된 것이다. 누구를 탓해야 되는 것일까. 한라봉은 제주과일의 상징인 양 한껏 부풀어 있었는데, 이제 서서히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한미 FTA를 서두르고 있다. 밀감이나 한라봉이 FTA의 파고를 견딜만한 재주가 있기나 한가. 설령 재주가 있다고 한들 지역 특산물이라고 해서 법의 보호를 받던 시대는 갔다. 눈앞에 닥친 거센 물결을 몸으로 부닥쳐야 하는 현실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밀감도 한라봉도 적당히 미적거리는 사고로는 먹혀들지 않는다. 신문에 나 있는 ‘한라봉 만족도 갈수록 추락’이라는 기사가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소설가 이문열은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다. 한라봉에 애시 당초 날개가 있기나 했을까.

한라봉이 추락하는 모양새를 볼 양이면 아예 날개다운 날개도 없이 붕떴다가 추락하는 양상이다. 일부에서는 처음부터 한라봉은 거품으로 부풀어 있었다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아무튼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고 했다.

이제라도 더 추락하기 전에 한라봉에 날개를 달자. 한라봉에 날개를 다는 일은 생산자의 몫이다. 유통과정에서도 한 몫을 거들어야 한다. 그것만이 사는 길이다. 묘수는 없다.

홍보자료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첨부 작성자 작성일 조회
605 고품질 감귤 출하 ‘공동협력’ 나선다 관리자 2006-10-30 2612
604 감귤 ‘협상품목 제외’ 최대 기로 관리자 2006-10-30 2085
603 고품질 타이펙감귤 수도권서 큰 인기 관리자 2006-10-26 2603
602 감귤류 협상 제외 ‘불투명’ 관리자 2006-10-26 2322
601 [사설]비상품 감귤유통 보고만 있을 건가 관리자 2006-10-26 2171
600 ”제주감귤 지킨다” 농민들 차량시위 관리자 2006-10-26 1935
599 [사설] FTA 美側 대표의 “감귤 제외” 발언 관리자 2006-10-25 1890
598 제주감귤 협상 테이블에 오르나? 관리자 2006-10-25 2102
597 감귤 실상 알리는 취지 달성 관리자 2006-10-25 2145
596 특별수송대책 마련 분주 관리자 2006-10-25 2776
595 감귤값 상승 ‘발목’잡는 부패과 관리자 2006-10-25 2231
594 [특별기고] 「윈ㆍ윈」의 FTA협상 결과를 기대하며 관리자 2006-10-24 2555
593 미숙감귤 강제 착색 농가에 50만원 과태료 관리자 2006-10-24 2177
592 한미FTA 저지 시위대, 경찰 1차 저지선 뚫어 관리자 2006-10-24 2733
591 비상품감귤 불법유통 '꼼짝마' 관리자 2006-10-24 2039
590 갈옷 입고 감귤주스로 인사 관리자 2006-10-24 2359
589 감귤 ‘최악의 고비’ 넘기나 관리자 2006-10-24 2779
588 한미FTA와 감귤산업 관리자 2006-10-24 2938
587 "감귤 등 지역특작물 붕괴 어쩌나" 관리자 2006-10-24 2228
586 美 “제주감귤 민감성 고려” 관리자 2006-10-24 2090
페이지당 표시 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