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사수 최대 분수령
[긴급점검/한·미FTA 제주협상 ‘태풍의 눈’(上)]
한라일보 9/28 강시영 기자
4차협상 10월 23∼27일 중문단지 확정
정부가 27일 한·미 FTA협상의 분수령이 될 10월 4차협상(23∼27)을 제주에서 개최키로 확정 발표함에 따라 제주사회에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공식 브리핑을 통해 “지난 제1, 2차 한미FTA협상이 각각 워싱턴 D.C와 서울에서 개최됐으며, 제3차 협상이 시애틀에서 개최된 점을 감안, 10월 23∼27일로 예정된 제4차 협상을 지방에서 개최키로 결정했으며, 구체적인 장소로 제주 중문단지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4차협상 장소로는 서로 인접거리에 있는 제주 신라호텔과 하얏트호텔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당초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실사까지 마쳤으나 협상기간 농민단체 등의 대규모 시위가 예상됨에 따라 한·미 양국 대표단과 시위대간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신라호텔과 하얏트호텔로 변경한 것으로 전해졌다.
4차 협상에는 우리측 김종훈 수석대표를 비롯 정 부처 등 1백62명의 협상단이 참석하게 되고, 미국측에서는 웬디 커틀러 수석대표를 포함해 모두 1백30명 안팎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귤 최대 관심=제주의 최대 관심은 감귤분야 개방협상이다. 감귤은 한·미 양국이 지난 8월 중순 교환한 우리측 양허(개방)안에 관세철폐 예외품목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미국은 농산물분야의 경우 ‘예외없는 관세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미국측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감귤을 민감품목으로 분류, 민감성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협상에 임할 지가 최대 관심사이다.
특히 4차협상 개최지로 제주를 최종 낙점하면서 제주도와 정부 사이에 감귤 보호에 대한 별도의 교감이 있었는지도 주목된다.
이와관련 김종훈 한미FTA 우리측 수석대표가 최근 4차협상 제주 개최와 관련 김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양해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 과정에서 김 지사가 제주감귤보호를 김 대표에게 강력하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주사회에는 한미 FTA 4차협상 제주개최를 둘러싼 우려가 확산되는가 하면 제주개최를 감귤 보호를 위해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왜 제주를 택했나=정부 협상단은 제주가 안전은 물론 경관적으로도 협상 개최 적격지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부는 4차 협상장소로 서울이 아닌 부산과 제주를 놓고 고심한 끝에 부산 벡스코가 도심지 한 가운데 있어 반대시위를 비롯한 협상단의 안전확보에 적지않은 문제점을 노출할 것을 우려해 최종 개최지로 제주를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아태 정상회의인 APEC은 제주와 경합끝에 부산에 내주고 대규모 시위가 예상되는 FTA협상은 제주서 개최하려는 의도를 모르겠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