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내 감귤 주산지 바뀐다
식물 개화시기 보름 이상 빨라져...평균기온 3도 상승 감귤 재배지 북상
제민일보 8/14 현유섭 기자
기후변화에 따른 연평균기온 상승이 봄철 개화시기를 앞당기면서 도내 작물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현재의 기온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20년이내에 감귤 주산지가 바뀔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또 집중 강우 현상은 침수와 가뭄 피해를 가중시키면서 도내 채소 등 밭작물 재배 환경을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기후변화에 맞는 작물 연구와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작물 재배환경 변화
제주지역 겨울철 평균기온이 상승하면서 봄철 개화시기가 빨라지고 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1940년대 4월이던 도내 벚꽃 개화시기가 1990년대 들어 3월 중순으로 앞당겨지는 등 최근 60년간 봄꽃 개화시기가 보름가량 빨라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기초 농작물의 재배기간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벼 재배기간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0년간 30년단위로 제주지역 벼 재배 가능기간을 보면 1931∼60년은 188일, 1951∼80년은 204일, 1971∼2000년은 211일 등 20일 이상 증가했다.
이는 1930년대 36일이던 동절기가 1990년대들어 14일로 22일 정도 짧아졌고 하절기가 22일 늘어난 것과 일치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상승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연 평균 기온이 1도 상승하면 기후대가 북쪽으로 150㎞가 이동하는 등 기온상승이 계속되면 도내에서만 재배되고 있는 작물이 남부지방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년내 농업 전환기 맞는다
기온상승과 집중호우 빈도 증가 등은 도내 농업 구조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도내 주력 농업 품종인 감귤은 상록 과수이기 때문에 연중 따뜻한 기후가 요구된다. 그러나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이 3도 이상 상승하면 재배지가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30년대 이후 우리나라 연평균 기온이 1.5도 상승했고 향후 100년간 4∼5도가 오를 것이라는 예측를 감안하면 20년이내에 감귤 주산지가 바뀔 가능성이 매우 큰 셈이다.
더욱이 기온 상승이 일조량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제주지역의 감귤 재배환경이 타지역과 비교해 낫다고 볼 수 없다.
집중호우의 빈도 증가는 농작물 침수와 가뭄 피해로 이어지면서 채소류 등 현재의 도내 밭작물의 재배환경을 황폐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때문에 기온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는 도내 작물의 재배환경 변화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다양해지는 재해유형과 병충해 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분야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농작물의 성장과 품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걸음마 단계”라며“자치단체들이 기후변화를 현재 나타나고 있는 사실로 받아 들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