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론] 재래감귤을 재조명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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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 : 2006-08-17 09:55:42 ·조회수 : 3,282
[제주시론] 재래감귤을 재조명하자
제주일보 8/17
제주 지역경제에서 감귤산업이 차지하는 비중과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한·미 FTA 협상품목에서 육지부의 쌀과 같이 감귤류가 예외품목으로 인정되길 도민 모두가 희망하고 있다.
제주감귤산업은 지난 2년 동안 구조조정과 고품질 생산 노력의 덕분에 2년 연속 감귤조수입 6000억원대를 달성하며 지역경제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개방은 시간의 문제일 뿐 거역할 수 없는 세계적 추세임을 어느 누구도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동안 감귤은 제주의 생명산업이란 명목으로 신품종 연구개발 및 클러스터 사업 등과 같은 수많은 감귤 육성정책들이 시행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감귤산업은 일본에서 도입된 감귤품종에 전적으로 의존해 오고 있는 게 엄연한 현실이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유전자원 확보와 로열티 확보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해 볼 때 실로 제주생명산업이란 용어에 크나큰 오점이 아닐 수 없다.
이를 두고 혹자는 감귤품종의 식민지화란 표현을 쓸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이러한 사실을 아는 소비자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는다.
우리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농업은 다국적 종자회사의 종자 식민지화가 되었으며, 신토불이 토종 가축과 농작물 자원은 점차 그 자취를 감추고 있다.
제주도는 감귤의 자생지대권에 속하고 있어서 선사시대부터 자생하여 왔을 가능성이 높으나 이를 입증할만한 기록은 없다.
아무튼 우리나라 고문헌에 나타나는 감귤종류는 20여종에 달하며 이 가운데 현재까지 제주도에 남아 있는 재래 감귤류는 당유자, 지각, 사두감, 편귤, 감자, 병귤, 동정귤, 진귤, 청귤, 빈귤, 홍귤, 유자 등 12종이 있다.
필자는 (재)제주하이테크산업진흥원의 지원아래 지난 1년간 연구팀을 구성하여 제주 재래감귤류의 건강뷰티생물 소재로의 활용가능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바 있다.
이 연구를 통해 우리 연구팀은 감귤류 29종에 대한 생물정보와 제주 재래귤 12종, 육성품종 13종의 플라보노이드 함량 및 생리활성을 분석하여 그 결과를 제시하였다.
연구결과의 핵심은 생과로서의 가치를 잃어 그 자취를 감추고 있는 재래감귤류가 다양한 생리활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지각은 항산화 효능이 매우 뛰어나며, 진귤, 홍귤, 청귤, 병귤 등은 노빌레틴과 탄제리틴이란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항염 및 항암활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각종 재래감귤류는 시기별 혹은 부위별로 독특한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다양한 기능성 건강·뷰티 소재로서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제주 재래감귤류를 활용하여 기능성이 강화된 제품을 개발함으로서 그나마 감귤주권을 일부 회복함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재래귤을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기능성이 우수한 재래귤을 육성하여 보급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마침 내년부터 이러한 감귤 신품종 개발을 전담할 국가 연구기관인 감귤시험장이 부활된다는 소식은 고무적이다.
우리는 한류 열풍을 보면서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이제 국제자유도시를 추구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제주다운 것을 세계적인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읍면동 마다 특화된 재래감귤 단지가 조성되어 관광과 연계된 감귤테마 건강뷰티 클러스터로 발전하길 기대해 본다.<김세재 제주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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