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관세철폐 5단계로 이행”
농민신문 7/18 김상영 기자
한·미FTA 2차 본협상 민감품목 범위-이행기간 이견 못좁혀
지난 10~14일 진행된 한·미 FTA(자유무역협상) 2차 본협상에서 양측은 농산물 관세철폐 이행기간(관세가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걸리는 기간)을 품목에 따라 5단계로 나누기로 했다.
또 동식물 위생검역은 원칙적으로 WTO(세계무역기구) 규정을 차용하는 것을 뼈대로 하는 SPS(위생 및 검역조치) 분과 통합협정문도 작성했다.
그러나 양측은 민감품목의 범위와 구체적 관세철폐 이행기간에 대한 뚜렷한 입장 차이만을 확인, 결국 양허(개방)안 교환에는 실패했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 측 협상단은 관세철폐 이행기간을 △즉시 △단기 △중기 △장기 △기타 등 5단계로 나눌 것을 제안했다. ‘장기’의 경우 한·칠레 FTA 체결 수준(16년)을 제시했다.
또 ‘기타’는 쌀과 고추·감귤 등 개방에서 완전히 제외하거나 현행 관세를 유지하는 초민감품목, 초장기 이행기간 설정을 요하는 민감품목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미국 측은 12일 합의된 상품분야 양허안 틀과 동일한 수준의 이행기간을 농산물에 대해서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합의된 상품분야 양허안 틀은 △즉시 △3년 이내 △5년 이내 △10년 이내 △기타 등 역시 5단계다.
결국 쌀 등을 개방대상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농산물은 5단계 개방을 원칙으로 최장 16년 내지 18년까지 관세감축을 유예하자는 우리 측 제안에 대해 미국 측은 쌀을 비롯한 농산물도 상품처럼 개방 이행기간을 최소화해 최장 10년까지 5단계로 개방하자고 맞선 것이다.
다만 양측은 8월 초순께 농업분야 양허안을 일반 상품 및 섬유 분야 양허안과 동시에 교환키로 합의했다. ‘2차 협상=양허안 교환, 3·4·5차 협상=양허안 수정 및 확정’이란 당초 일정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김종훈 한·미 FTA 우리 측 수석대표는 “농업분야 협상에서 개방단계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지만, 8월 상반기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농업·섬유·일반상품 양허안을 일괄 교환키로 했다”고 밝혔다.
SPS 분과 통합협정문 관련, 김종훈 수석대표는 “SPS와 관련된 사항은 WTO상의 규정·의무·권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현행 검역 기준을 변경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다만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는 장치에 대해 미국 측은 상설위원회 방식을 요구한 반면 우리는 당초 방침대로 단순 연락창구 역할을 하게 될 접촉선만 지정하자고 주장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