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감귤막걸리 맛보세요!
한라일보 6월 15일 한승철 기획부장
“감귤막걸리 맛보세요! 감귤·선인장·녹차초콜릿은 여기 있어요. 심심산천에만 자란다는 백도라지, 조천읍 선흘리에서 재배된 것입니다. 산삼 배양근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것은 브로콜리 분말상품입니다. 구아바차도 있어요. 해독과 진통소염에 효능이 있는 섬오가피 제품을 써 보셨습니까? 저희는 화산석인 현무암을 고열로 녹여 마그마흑자석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9일과 10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중소기업 우수제품 전시판매전이 열렸다. 도내 중소기업이 만든 상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판로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행사였다. 경기장안을 빙 둘러서 설치된 전시코너에서는 음식료품을 비롯하여 뷰티제품, IT제품, 공예품, 기계, 석재류 상품 등 도내에서만 생산되는 상품들이 가득했다. 홍보와 마케팅이 뒷받침된다면 경쟁력이 충분하다는 느낌을 준 아이디어 벤처제품들이었다.
◆하지만 행사장은 다소 썰렁하다 싶었다. 선진지역일수록 산업축제는 화려하지 않은가. 사실 제주경제는 성장세를 멈춰선 상태이다. 감귤과 관광, 중추 산업은 제자리를 맴돌고 있고, 제조업 비중은 전국에서 최하위인 4%정도인 채 성장 동력을 보유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기에, 제주지역 경제문제가 풀려나가는 시점은 제주 중소기업 상품들이 날개 돋친 듯 잘 팔려 선진지역의 산업축제처럼 화려하고 실속 있게 치러지는 날이 아닐까 싶다.
◆지난 5·31지방선거 당시를 돌이켜 보면 일자리 확보 등 많은 공약들이 쏟아졌다. 어디서 고용창출을 이뤄낼 것인가. 물론 외부자본 유치로 해결할 수도 있지만 차별화된 아이디어와 자본을 투자한 이들 중소기업들이 만들어내는 일자리도 간과해선 안 될 일이다. 더욱이 중소기업의 ‘제주상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월드컵 한국응원전이 왜 세계인의 부러움을 사는 걸까. ‘한국의 것’을 열정적으로 표출해서가 아닐까. ‘제주의 것’을 담은 제주상품에 대한 관심 제고가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