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봉 인기 비결은 역시 맛”
특화사업단 홍보 및 소비자 반응조사 결과
제주일보 6/20 신정익 기자
“예전에는 많이 시큼했는데 오늘은 매우 달고 맛있어요. 이렇게 맛있는 감귤은 처음이예요” 정혜남 주부(53·경기도 파주시)는 제주산 한라봉을 먹어보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지난 17∼18일 경기도 고양농산물유통센터에서 열린 한라봉 홍보 및 소비자 반응조사를 위한 행사에서 인근 지역에서 온 주부들은 한라봉을 시식한 후 한결 같이 정씨와 같은 반응을 나타냈다.
이날 행사는 한라봉특화사업단(단장 고정삼)이 한라봉 수확 후 관리, 저장, 선별출하 및 운송, 소비지 유통단계까지의 종합 컨설팅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번에 선 보인 한라봉은 지난 2월 수확한 후 기능성 필름으로 싸서 실내온도 4도의 저장고에 보관했다가 광센서를 이용해 당도와 산함량을 측정, 일정수준 이상인 상품만 출하했다.
행사장을 찾은 주부 김경숙씨(41·경기도 고양시)도 “남편이 제주도 여행 갔을 때 호텔 앞에서 판매하는 한라봉을 먹어본 후 맛있어서 샀는데 집에 와서 상자를 열어보니 곰팡이가 번져 있었다”며 “다시는 한라봉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오늘 먹은 한라봉은 너무 맛있다. 왜 이렇게 다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산지인 제주지역에서 얄팍한 상혼으로 소비자를 속인 결과가 그 동안 어렵게 쌓아 온 한라봉의 명성에 먹칠을 하는 것으로 돌아오고 있는 셈이다.
결국 농가와 유통인 모두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상품 출하보다는 자신부터 이익을 보겠다며 잇속챙기기에 급급한 결과가 올해 한라봉 가격 추락으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2005년산 한라봉은 올들어 1∼2월에는 3㎏ 상자당 1만 6240원∼1만 1660원선에 도매시장 경락가가 형성됐으나 3월부터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1만원대 밑으로 떨어져 최근에는 8000원대에서 출하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행사장을 찾은 주부 김혜자씨(65·경기도 고양시)는 “한라봉을 여러번 사먹어 봤는데 신맛이 너무 강해 먹기가 힘들어 다시는 사지 않으려고 했는데 오늘 먹어본 한라봉은 달고 맛있다. 온 가족이 먹어야 겠다”며 바로 두 상자를 구입했다.
주최측이 당초 준비한 100상자가 한 시간이 지나자마자 바닥났다. 3㎏ 상자당 가격이 2만 5000원에 육박해도 비싸다고 말하는 소비자는 없었다.
고성종 제주도한라봉연합회장은 “이번 행사는 한라봉 가격 추락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면서 “고품질 한라봉을 생산하면 경쟁력은 여전히 충분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