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기금 감귤시설사업 공사중단 속출
자재값 인상·낮은 단가 탓 … 농가 피해 고스란히 떠안아
농민신문 7/7 강영식 기자
FTA(자유무역협정)기금으로 지원되는 감귤하우스 시설사업이 파이프와 아연 등 자재값 폭등, 낮은 사업단가 등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사례가 속출해 영농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다.
하우스 시공업체와 농가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파이프 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조만간 추가 인상이 전망됨에 따라 파이프 공급업체의 재고 관리에 나서는 등 품귀 현상까지 나타나 공사 중단은 물론 업체의 시공 계약 포기까지 잇따르고 있다.
한 시공업체의 관계자는 “하우스 파이프를 구하지 못해 공사가 중단된 곳만 5~6군데”라며 “파이프 공급업체에 연락해봐도 ‘재고량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달 중순 한차례 더 파이프값 인상이 예고돼 있어 공사 진행은 더더욱 어려울 전망”이라며 “신규 계약은 아예 중단한 상태”라고 털어놓았다.
공사 중단 피해는 고스란히 농가들의 몫으로 돌아갈 우려가 크다.
한달가량 공사가 중단된 농가 송영두씨(60·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는 “태풍이 오기 전에 하우스를 완공해야 궤양병 등 병해와 바람으로 인한 상처과 발생 등을 막을 수 있다”며 “꼭 필요한 시기가 지난 뒤 시설하면 비가림 하우스가 무슨 필요가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보다 낮아진 사업단가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올해 농림부가 정한 사업단가가 1평당 약 6만6,600여원으로 지난해 약 7만5,000원에 비해 하향 조정됨에 따라 엎친 데 덮친 격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자재값 인상 등을 고려하지 않은 단가 조정으로 오히려 농가 자부담이 늘고 있는 실정.
한 농가는 “지난해엔 추가 부담 없이 요구하는 시설들을 업체가 설치해줬다고 들었다”며 “올해엔 업체가 한사코 거절해 1,000여평 하우스에 2,000만원가량 자부담으로 비용을 더 주기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부실 공사 우려다. “사업 단가에 맞추려면 들어가야 할 자재를 하나둘씩 빼야 하지 않겠느냐”는 한 업체 직원의 고백처럼 결국 농가들의 피해로 직결될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