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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t size="5"><b>노지감귤 가격, 품질·소비심리에 달렸다 </b></font>
<font size="4" color="blue">[르포/서울 가락시장·하나로클럽 양재점] "유통명령 3년 품질 좋아졌다" 호평
소비부진 경매 분위기 '미지근'...소매시장 화두 품질, 타이벡 선호</font>
<font size="3">제민일보 11/19 김철웅 기자
올해산 노지감귤 농사의 성패는 최근 위축양상을 보이고 있는 과일류 소비심리의 향
방에 달린 것으로 확인됐다. 감귤유통명령이행추진단과 함께 서울지역 유통명령 이
행 상황 점검을 위해 18일 방문한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과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도출된 결론이다.
▲가락농수산물도매시장
역시 농산물도매시장 관계자들은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었다. 18일 새벽 1시30분 일
반인들은 잠에 빠져있거나 늦은 사람들은 전날을 마감하지도 못했을 시간, 그들은
이미 하루를 시작했다. 끊임없이 전국 각지의 농산물들이 들어온다.
가능한 많이 받고픈 농민들의 마음과는 달리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평균가의 몇배
인 최고가를 받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저급품을 출하했다가 생산비를 건지기는커녕
물류비를 도리어 물어줘야 하는 안타까운 경우도 가끔 나온다.
그런데 비결은 아주 간단하다. 품질이다. 경매에 참가하는 중도매인들은 전문가다.
그것으로 밥을 먹는 사람이다. 그들에게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좋은 품질의 상품은
좋은 가격을 받아 이익을 많이 남길 수 있기에 모두들 높은 가격을 주고라도 사려하
지만 저급품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저급품은 ‘차 떼고 포 떼는 것처럼’구입후 부패과 등을 선별하고 나면 남는게 없기
때문이다. 돈 주고 쓰레기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는 게 중도매인들의 이구동성이다.
결론은 꼼수를 쓰다간 십중팔구 1년간 흘린 땀이 헛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소비 부진
새벽 2시 다른 과일에 이어 감귤에 대한 경매가 시작됐다. 이날 가락시장에 나온 물
량은 408t. 토요일이어서 3000t내외이던 평일의 7분의1 수준이다. 그런데 경매 분위
기가 왠지 뜨겁지가 않다.
수요와 공급의 원칙상 공급이 적으면 경쟁이 치열해야 하는 게 아닌가. 유통명령이
3년째로 접어든 만큼 부패과는 물론 중결점과도 거의 없어 품질은 합격점 이상이
다. 그런데 왜 경매 분위기가 썰렁한지 이유를 물었다. 답은 소비 부진이다.
농협가락공판장 10여년 경력의 김용 청과2팀장은 “감귤의 품질은 예년에 비해 확실
히 좋지만 가격은 낮은데, 이는 과채류 소비 부진 현상 때문”이라며 “소비심리 회복
여부가 향후 노지감귤의 가격 형성의 변수”라고 전망한다.
한참 감귤 경매가 진행중임에도 얘기만 나누는 중도매인 2명은 “품질이 좋아진 것
은 사실이지만 잘 먹질 않으니 팔기가 힘들다”며 “잘 팔리지 않으니 이문도 많지 않
아 경매에 적극적으로 임하기가 그렇다”고 말한다.
이날 경매는 물량이 적어 30여분만에 끝났다. 최고가는 10㎏당 2만6700원까지 나왔
으나 최저가는 5000원에 그치면서 평균가는 1만1800원을 기록했다.
▲하나로클럽 양재점
제주농협연합사업단이 17∼19일 실시하는 노지감귤 직판행사 이틀째 날이다. 양재
점은 1일 매출액 15억원으로 전국 1위를 자랑하는 대형매장인 만큼 오전 10시를 조
금 넘긴 시각임에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청과코너 단감과 포도사이에 위치한 감귤매장. 노지감귤 ‘로얄사이즈’인 4번과 5번
과는 10㎏에 1만8500원, 3번과는 1만6500원, 그리고 타이벡은 5㎏에 9900원이다.
소비자들은 감귤의 품질에 대해선 호평이다. 그럴만하다. 농협이 운영하는 매장이
고 납품처가 농협이어서 그런지 부패과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맛에 대해선 아직까
진 신맛이 난다고 하지만 대체로 만족감을 표시한다.
일반 노지감귤보다 타이벡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타이벡이 무슨 감귤인지 몰랐다
가 “감귤원 바닥에 깔린 비닐에서 햇빛이 반사, 감귤이 위·아래로 골고루 익은 감귤
로 맛이 낫다”는 설명을 듣고 난 뒤 다소 비싼 가격임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타이벡
을 선택한다. 결국 여기서도 화두는 품질이다.
소비자 구매성향과 관련, 양재점 과일팀 박진선씨는 “추석 이후 과일의 소비가 뜸해
지고 수입과일을 선호하는 경향이 높아졌다”고 말해 향후 제주감귤의 성패는 소비
심리의 회복에 달려있다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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