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 수확이 한창인 요즘, 농산물 절도범들이 또 고개를 들고 나섰다. 특히 올해는 감귤 값이 크게 올라 이를 노리는 절도행위가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돼 우려되는 바가 크다. 서귀포경찰은 그제 감귤 4100㎏(시가 615만원)을 훔친 절도범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남원읍에서도 잇단 감귤 도난사고가 발생했다고 한다.
한 해 동안 애써 가꾼 농작물의 수확에서 작지만 큰 보람을 느껴야 할 시기에 이처럼 도둑들이 여기저기서 활개를 치고 있으니 여간 걱정이 아니다.
이 같은 농산물 절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이는 단순한 재산절도를 넘어 농심을 멍들게 하고, 삶의 의욕마저 빼앗아가는 파렴치한 행위다. 순박한 농촌 인심을 송두리째 흔들어대고, 가뜩이나 시름에 찬 농가들을 절망케 만드는 반인륜적 처사다. 따라서 농산물 절도범은 반드시 잡혀야 하고 무겁게 처벌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사후검거보다 중요한 건 사전예방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농민들 스스로의 자구책이 선행돼야 한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수확한 감귤을 다음날 작업하기 쉽도록 밭 입구나 빈터 등에 허술하게 보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절도범들이 좋은 먹잇감이나 다름없다. 나에겐 그런 일이 없을 거라고 믿고 있다간 낭패를 당하기 십상이다. 그땐 망연자실 가슴 치며 후회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경찰이 이맘때면 특별 방범활동을 벌이며 농산물 절도에 대응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대처를 주문한다. 인력 부족 등 그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농민들을 비탄에 빠뜨리는 농산물 절도 행위는 어떤 식으로든 근절시켜 주기 바란다.